중소기업 8년차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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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에 어울리는 글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유게시판이기 때문에 푸념좀 늘어놓아 보겠습니다.
대학졸업 이후, 운좋게 삼성에 취업되었으나 정확히 1년 8개월만에 '사람이 일 할 곳이 아니구나'를 느끼고 퇴사하고
심신의 안정을 취한 후, 집 근처의 중소기업에 입사를 하였습니다.
어찌저찌 하다보니 2009년 입사니까 벌써 8년차가 되었네요.
뭐 많은일들이 있습니다만, 오늘 제가 존경하던 대표이사(전문경영인)께서 퇴임을 하십니다.
정확히 말하면, 임기 다 채우지 못하고 짤린셈이죠. 그룹의 회장님 입맛에 맞지 않았나 몇년만에 또 물갈이를 하네요.
이런일이 수시로 일어납니다. 2~3년마다 한번씩 대표이사가 바뀌는 이상한..
그렇게 한번 바뀌게 되면 직원 500명이 힘들어집니다.
새로운 경영인의 취향과 경영이념에 맞추려면 2년이상 걸리는듯 합니다. 그렇게 어느정도 맞춰질 즈음이면, 또 바뀝니다.
봉급도 적고, 빡센 근무강도에 열심히 하려던 직원들은 다 살길찾아 나가기 바쁘고
그러다보니 한창 일할 실무자급이 빈약합니다(대리~과장급).
매년 인원감소 요구에 시달리고 있으며, 뭔가 계속 뜻대로 되지 않으니 일할 사람은 없는데 일 시킬 임원들만 충원됩니다.
실무자들만큼 임원들이 넘쳐납니다.
왜 매번 성과가 나지않느냐, 일처리가 안되느냐 난리죠.
일을 해야하는걸 알면서도, 맨파워가 부족해서 못하는 상황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걸 해결하라고 또 임원을 충원합니다.
이사, 상무가 발에 채이네요 온사방이 임원.
시키는 사람만 널려있을 뿐. 일 할 허리가 없어요..
그러면서 주인의식을 강요하네요.
뭐든 직원 개개인에게도 비전이나 일 할 목적을 만들어줘야 나름 노력하고 일을 할텐데
밑도끝도없이 밤을 새서라도 하라는 구식논리와 매일 부딪히고 언성을 높여야 합니다.
작년 초, 나름 인정받아 새로운 부서로 보직변경되며 팀장을 달고 왔습니다.
팀원들과 열심히 한번 해보라며 보내졌는데, 막상 와 보니 말이 팀장이지 혼자 계획하고 추진하고 평가하고 유지관리하고 다 해야합니다.
수족이 없어요.. 그런데도 사람 줄이랍니다. 저보고 나가란 소리같네요.
이번에 나가시는분은. 그래도 최근에 가장 지식도 많고 시스템적으로 논리정연하신 분이라
배울것도 많고, 나름 존경했던 분인데..
결국은 이렇게 나가게 되시고..
그렇게 되면 그동안 일 못하고 찍혔던 임원들.. 똥차들.. 그럼그렇지 니가 오래버티냐 내가 오래버티지 속으로 생각하며
또 몇년을 생명연장 하겠지요.
그냥 씁쓸한 하루네요.
이 와중에 룹스v2가 맛이 느껴지는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댓글 12건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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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디나 비슷하군요. ㅜ_ㅜ |
겨리아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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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렇게 신물나서 때려치고.......
지금은 족발장사 합니다....... 근데 이것도 힘드네요......ㅠㅠ |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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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ㅠ_ㅠ |
프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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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ille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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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ant80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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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dan많이 다르진 않을꺼라 생각되네요. |
Newant80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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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리아범사람상대하는게 정말 힘들죠.. 힘내십시요. |
Newant80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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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삼성 |
Newant80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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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iller그냥 고향근처에 나름 적응해서 편하다보니 그냥저냥 적응하고 다니는데.
이럴 때 마다 씁쓸합니다. |
변기통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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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강남역 본부 다니다가 관둿슴다 ㅋㅋ
정확히 말씀드리자면....사람다닐곳 아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 전 병원에 입원해있더군요 허허허... |
Newant80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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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통저도 몸 컨디션 엄청 안좋아졌었죠..
그래도 버텼으면.. 음. 여러생각이 듭니다. |
웅냐아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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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념글이 공감되고 있는 현실..ㅠ_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