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1시에 갑자기 전여친한테 페북메시지가 오더니 안부를 묻습니다. 시험은 합격했는지, 계피는 잘 지내는지, 연애는 하는지..

저도 안부가 궁금하긴 했지만 굳이 물어볼 정도는 아니였는데 막상 대화하다보니 한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대화했습니다. ㅋㅋ

그러다가 대화마치려는데 저의 어떤 말에서 빈정이 상했는지 열심히 저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알겠다고 아직은 다는 이해 못하지만 천천히 곱씹으면서 변화하고 더 좋은사람 만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고 끝내려는데

왜 자꾸 회피만 하냐는 식으로 얘기하다가 서로가 보낸 추억까지도 짓밟는 말들을 거침없이 하더군요;

참다참다 말했죠. 내가 무슨생각 할거같냐고, 니가 듣고싶은 말이 뭐냐고, 넌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싶냐고, 넌 나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냐고

그리고 이제 제발 내인생에서 꺼져달라고.. 너에게 하는 마지막 부탁이니 제발 나를 잊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대화를 마무리 하다보니 저도 욱한게 머쓱해서 우스갯소리로 마무리 하면서 정상적이게 대화를 끝냈죠.

4시간이나 흘러 있더군요;

어제 저녁까지 화가 가라앉질 않다가 잠깐 화를 가라앉히니 그 말 하나가 좀 미안하더군요;

그러고 난 다음인 오늘은 한없이 평온합니다.. 보통날이더라구요. 햇볕도 찌고, 바람도 살랑거리는.

씁쓸합니다.. 이럴거면 왜 저를 떠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_-; 대화하면서 제가 너를 다시 잡고싶다는 일말의 껀덕지도 안줬거든요;

끝내고 돌이켜보니 그 자존심 센 아이가 조울증 증세가 진짜 심한거같습니다;

이제 맨날 술마시고 다닌다, 잘 지낸다, 남자얘기도 서슴없이 한다, '그런데 너 자존감 좀 챙겨' 하니까 아 진짜? 안그래도 요즘 그생각 하긴 했는데 이러면서 대화 내내 그노무 자존심 세우면서 집에선 혼자 우울증 달고사는거 같더라구요.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진심으로 터놓고 한풀을 사람이 2년 사귀고 헤어진 전남친밖에 없는 22살짜리 꼬마애라 그런가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제 남인걸..ㅎㅎ

그런데도 오늘은 보통날이였습니다. 약간 씁쓸하지만 저도 행복해져야죠.

그사람이 잘 견뎌내기만 바랄 뿐입니다.

갑자기 센치해져서 주절댔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