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사람이 문제다 by 먼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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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전 쯤 액상을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가 있어서 많이 샀었습니다. 생산한 지 1-2년 정도 된 액상이지만 한번 살다 가는 인생이라 수컷이든 암컷이든 맛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겠어요? 라는 생각으로 사서 김장했읍니다만...
일부 액상을 제외하고 맛있어야 할 액상이 이상한 맛만 나더군요. 특히 그마같은 경우는 처음 전담을 입문할 때 슬러지가 많이 생긴다는 말도 거르고 돼지처럼 먹던 액상이었는데 맛이 개쓰레기같은 겁니다.
니코틴을 비율보다 많이 넣었나, vg/pg 비율 문제인가, 교반을 덜 했나, 조금 더 숙성시켜볼까... 온갖 생각이 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던 지론이랑 정면으로 반하는 생각들이라 정말 혼란스러웠어요. 원래 액상 제조할 때의 비율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6:4나 5:5나...), 숙성은 부패를 곱게 포장한 말이라고 생각했으며, 교반 그딴거 없고 대충 흔들고 바로 먹던 닌겐이었거든요. 그래서 해봤죠. 흔들어도 보고 숙성하려고 기다려도 보고... 여전히, 이상하더군요. 액상병을 열면 분명히 내가 생각하던 그 액상 냄새가 맞는데, 블루부두는 썩은 청포도사탕 맛이 나고, 그마는 형용할 수 없는 해괴한 맛이 나고 변기에 다 버려버릴까도 생각했습니다.
물론 돈이 아까워서 버리진 않았고 계속 고민하다가 든 생각이 빌드나 베이핑 과정에서 문제가 있진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와트와 코일을 의심했읍니다만 스팀엔진의 힘을 믿기에 건들진 않았구요. 솜향날리기는 원래도 했기에 걸렀구요. 그러다가 사용하는 무인양품 솜의 위킹 방식에 문제가 있는걸까 생각이 미쳐서... 한번 건드려봤습니다.
원래는 어떤 무화기든 4등분하여 바로 체결하는 식으로 사용했는데 그러지 않고 스코티쉬롤이란 걸 한번 해봤조.
이 실험에는 다른 목적도 있었습니다. 만타 사용 시 너무나 빠르게 솜이 타 버리는 것 때문이었는데요. 액상 유입 속도에 비해 연타와 장타를 자주 하기에 이것도 해결하고자 시도해본 것이었읍닞다.
결과는 놀라웠읍니다. 마치 무안단물을 들이킨 것처럼 액상 맛도 되살아나고 ㅠㅠ 베이핑할 때마다 경통 안에서 뽀글뽀글 올라오는 공기방울은 저에게 '안심하고 연타하세여'라고 말하는 것만 같더라구요. 실제로도 그랬고, 탄맛도 더 이상 안 납니다.
물론 아직 미숙하여 처음에는 에어홀에 살짝 액상이 배어나오고 뚜껑 딸 때 울컥하고 액상이 과유입되는 현상이 새로 발생했지만 예상하던 것이었기에 다음 리빌드 할 때는 쥬스홀을 더 잘 막아주면 손쉽게 해결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몇카토씩이나 비우면서 실망했던 액상들이 제 맛을 찾은 게 너무 기뻐요 ㅠㅠ
변수가 하도 많은 전자담배라... 예컨대 누수라는 하나의 현상도 여러 개로 나눌 수 있고, 원인도 여러가지라 참 힘든데 제가 겪은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찾아서 정말 기쁜 밤입니다. 기계는 문제가 없읍니다. 사람이 문제이지...
댓글 9건
스티브홍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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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학식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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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윅킹은 rta의 숙명이죠ㅋㅋㅋ... |
콕12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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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쉬롤 몰랐을땐 그냥 막 쑤셔넣었는데 알고나선 스코티쉬롤만 씁니다 ㅋㅋㅋ |
ㅤ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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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홍저는 사형감입니다... |
ㅤ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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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학식러맞아요 진짜... 드리퍼 깔본 과거의 나 반성해라... |
ㅤ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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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12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차이가 날 줄은 몰랐습니다. 검색하다가 RTA에는 스코티쉬롤이 안 어울린다는 댓글 보고 어 그냥 귀찮은데 하지말까 했는데 해보니까 리얼 신세계에요... |
콕12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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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ㅤ물솜을 인찢고 빌드하면 불안합니다 중독.. |
뉸뉴냔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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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시롤 하시면 코일에 끼우신 다음에
숱치기는 웬만하면 하지 마세요~ 쥬스홀에 끼우는 솜 끝부분이 말아져 있으니 펴주신다 생각하시고 살짝살짝 뭉친것만 없애주시면 돼요ㅎㅎㅎ 그리고 솜 길이를 약간 짧게 해주시면 탄맛도 안나고 누수도 안납니다~ |
범고래삼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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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건 무인양품을 포를 뜨듯이 한겹 한겹 얇게 벗겨서 바로 감으시면 쉽게 완성이 되더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