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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Jmod의 리본을 구입했습니다.
솔직히 입문하는 친구 선물로 주려고 갔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모더님의 실력이 좋더라도 
'그래도 베이스가 섭탱인데'
'드립팁과 침니에 마법을 좀 부리신 것 같지만 그래봐야 섭탱인데'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늦게와서 가벼운 마음으로 2~3번 뿜뿜해보고 그 자리에서 3개 결제했습니다.
(입문 친구 1개 ... 또 다른 동생 1개 구입) 

네 제가 느끼기에는 이건 섭탱의 재탄생이라는 표현은 너무 겸손한 표현입니다. 
그냥 아예 새로운 무화기를 재창조하셨네요.

보통 RJmod의 무화기들은 200여개가 만들어지는데 보통 만들어지자마자 
첫날 반 이상이 판매가 되고 대부분 2~3주 가량의 시간이 지난 뒤에는 완판이 됩니다. 

그래서 접근성이 좋고, 코일 교체도 가능한 무화기를 이번에 만드신 것 같습니다. 

섭탱 코일을 이용한 무화기는 '크라켄 2' 가 있지요. 

이건 진짜 개판이었기에... 저도 별 기대를 안했는데 이렇게 까지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계속 물고 빨고 있기에 사진은 없지만 그래도 제가 느낀 점을 두서없이 줄줄줄 나열하는 불친절한 리뷰를 시작합니다. 
(사진도 잘 못 찍거니와 주변이 너무 지저분해요.) 

그리고 제 리뷰를 보신 뒤에 제작의도나 구조에 관해서는 RJmod님의 친절한 튜토리얼 영상을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1. RJmod 특유의 고급스러운 흡입압 

기존 Dome과 캣츠에서는 외부 경통과 하부 에어홀을 통한 RJmod 특유의 부드럽고 쫀쫀한 이중 흡입압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 무화기는 외부에서 물리적으로 공기를 조절한다기 보단 내부 구조를 통해 묘한 흡입압을 선사합니다. 
분명 에어홀은 3mm 이지만 내부에서 충분히 공기가 제대로 맛을 품은 뒤 거쳐 지나가는 게 느껴집니다.
저는 2번 에어홀의 느낌이 가장 좋습니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흡압이 달라 무화기에서 느끼는 맛의 표현은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무화기에 어울리는 셋팅과 선호하는 흡압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리본은 선호하는 흡압은 선택 가능하지만 
어떤 에어홀을 선택하든 항상 일정한 맛의 품질을 유지합니다.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를 조절하여 최적의 맛을 위한 설계의도가 느껴집니다. 

 

2. 말도 안되는 맛표현 

이 부분이 가장 놀라운데요.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고작 26게이지 스페이싱 코일 3.6~3.8v 정도의 16~19.5 와트에서
일반 다른 무화기에 클랩튼 코일을 적용한 수준의 맛이 올라옵니다.

저는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게 왜 무화기를 얘기하면서 결로를 얘기할까 입니다.

모든 모더들은 결로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무화기만 설계하고 하루 종일 무화기를 머리속에 생각합니다. 
하지만 설계의 구조상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할 수 밖에 없으며 

결로는 최소화 할 수 있지만 개인의 흡연 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엄청나게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이건 잡을래야 잡을수가 없습니다. 
 
액상 튐 및 결로 현상을 없는 듯 보이려 많은 사람들이 시도한 스파이럴 구조물, 혹은 메쉬망
혹은 침니 상단의 계단식 돔 구조 (서펜트 미니) 등등을 시도하였지만 내부의 결로를 잡고자 경사도를 
주면 기화된 액상이 식으면서 입으로는 안 올라오지만 이 액상이 다시 하부로 내려가거나 
다시 흡입을 할 때 맛이 흐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펀트 미니는 침니 상단의 돔 구조를 통해 맛 표현도 잡았고 내부 결로도 효과적으로 없앴으나 
무화기 자체의 흡입되는 구간이 짧고 드립팁 특유의 퍼지는 구조 때문에 일정 게이지 이상의 흉악한 게이지가 
아니면 구조상 맛이 조금 약해지는 경향이 있었죠
(결로를 효과적으로 막고 지붕 구조로 인한 섬세한 맛 표현 때문에
흉악한 게이지의 힘이 아니면 제대로 된 맛 표현이 힘든구조입니다.)

그리고 돔은 이 내부로 흘러 들어가는 액상 때문에 맛이 흐려지는 걸 막기 위해
맛을 더 중시하여 설계가 되었습니다. 
워낙 무화기에서 흡입하는 통로가 짧기도 하고요. 

이번 리본에서는 이 점을 다단구조와 내부 에어컨트롤을 통해 맛과 결로 모두를 잡았습니다. 

일단 드립팁 내부의 울템 이너 파츠를 보시면 가장 상단에도 경사를 주었고 
내부를 보면 오밀 조밀하게 턱이 있습니다. 

거기에 내부 울템 침니에서 조차도 묘한 턱이 또 있는 것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여러개의 '계단' 혹은 '턱'이 리본 맛 표현의 큰 비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이렇게 턱이나 경사를 통해 결로를 잡게 되면 맛 표현이 흐려지기 마련인데
리본은 그렇지가 않더군요. 대체 어떻게 맛을 잡으셨는지 놀랍고도 신기할 뿐입니다. 
 

아까 설명드린 내부에서 묘한 흡입압을 통해 다단 턱구조와 상단의 퍼지는
드립팀의 이너파츠를 통해 기화 된 증기가 충분히 코일을 거쳐
충분한 숙성을 거친 술과 같이 끈덕지게 따뜻하게 맛이
머금어 올라오는 이 느낌은 정말 새롭습니다.  

고작 보통의 평범한 코일일 뿐인데...!! 고작... 3.6~3.8V일 뿐인데!! 

3.잡설들... 

섭탱의 신형 신형 RBA와 SSOCC에 제일 잘 맞습니다. 
이 부분은 대형 무화기 제조 회사들의 문제입니다. 
같은 코일인데도 오링마다 압력이 다르고... 등등의 문제이니 
굉장히 민감한 분들이 아니시면 못 느끼실 문제겠지만 그래도 혹여나 해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RJmod의 무화기들은 러버오링을 사용합니다.(실리콘 오링은 조금 약하기도 하고 재료상 러버를 선호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빡빡한 느낌이 있었지만 이번 리본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부드럽네요 
오링에 액상을 한 방울 묻혀주시는 건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한번 더 짚어드립니다. 

SSOCC 와 사각 코일 둘 다 사용해봤는데 
고작 기성 코일도 .. 불량이 분명 있을텐데도 수준급의 맛 표현을 보여줍니다. 

가공에 비해 훌륭한 가격... 
항상 RJmod의 제품을 보며 느끼는 점은 이거 진짜 가공비나 나오려나 하는 생각이듭니다. 
(솔직히 대부분 제품들이 부품 가공이나 후가공에 비해 진짜 가격이 쌉니다. 유명 모더들과 비교해보시면 바로 아시겠죠)

거기에 항상 하나 하나 제품을 다 검수 세척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빌드해서 먹어도 되게끔 판매를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제가 구입하러 갔을 때에도 이미 검수 포장이
완료된 제품도 노기스를 가지고 오차를 한번 더 체크하고 판매를 하더군요)

대부분의 모더분들은 얼마 안되는 수량을 가지고 항상 공장과 싸워야합니다. 
거기다가 가공이 대부분 쉽지 않은 316 재질을 들고가서 고작 22mm 내경을
가진 주제에 가공이 엄청나게 까다로운 것들을 
부탁을 하니 받아주는 곳도 드물고 가공비는 정말 건질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고급' '프리미엄' 이름 갖다붙이고 아름다운 무늬목 붙여놓고 솔직히
가공이나 설계미는 떨어지는 일부 비양심 모더들이 있기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참 많이도 남겨먹는다)
전 솔직히 이 시장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저도 팬이 되어 없는 주머니 사정에 계속 구입하게하고...
보통 제품들이 하루 만에 반 이상이 판매되고 발매일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무화기는 없습니다.
저는 이해하고 가공의 한계 상 어쩔 수 없구나 하고 넘어가지만
다른 분들은 분명히 불편함을 느끼시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RJmod 찬양글이 되어버렸지만 

그만큼 좋고 훌륭한 무화기입니다. 

길고 잡설이 많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