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zdplus입니다.

바텀피더에 빠져서 모드 자작까지 마치고, 한동안 지름의 현자에 빠져있었습니다만, 간만에 시선을 끄는 물건이 있길래 냅다 질러서 오늘 수령했습니다. 어제 오전 5시쯤엔가 주문해두었더니 업체에서 당일 발송을 해준 덕분에 오늘 오전 9시에 받아보았네요. 이동네 우체국택배 정말 빨리와서 넘 좋습니다. 꼭 마치 저희집을 가장 처음 들리는 것 마냥, 오전 9시에 문을 두들기시곤 시크하게 떠나시는 택배기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바텀피더를 쓰는데 있어서는 물론 가변도 상당히 중요합니다만, 역시 맛표현을 결정짓는것은 무화기이기때문에 이번엔 꽤 신중을 기해 골랐습니다. 가장 처음 고른 BF 무화기인 쓰나미24의 경우 이런저런 문제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실패한 선택으로 결론이 난 상태이고, 군24 원본의 경우는 정말 좋은 무화기임에는 분명하나, BF로 쓰기엔 아주 미묘한 구석이 몇군데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리뷰에 들어가기 전에, 제가 무화기를 선택한 기준을 먼저 정리하고, 리뷰를 진행하면서 왜 이런 기준을 선정했는가를 짚고 넘어가는 방식으로 리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선택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바텀피더 핀이 무화기 덱 바닥보다 높을것

2. 측면 에어홀이 아닐것

3. 블랙 색상이 있을것

4. 국내 업체에서 주문이 가능할 것

사실 3, 4번은 딱히 중요한 이유도 아니니 먼저 밝히자면... 검은색은 가변기와의 깔맞춤을 위한것이고, 4번의 경우는 제가 해외 직구하면서 기다리는걸 정말 싫어하기때문에 (인내심 없음) 선정한 기준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2번의 경우는 이미 군24가 측면에어홀 드리퍼인지라, 같은 측면 에어홀의 경우 맛표현에 있어 큰 차이가 없을거라는 결론을 내린 뒤에 결정한 조건입니다. 하여 한창 이벺을 휩쓴 드루가, 스킬 RDA의 경우 이런 이유로 정말 살까말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배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오리 에어홀(!)을 가진 Vortice 2와 라쇼몬이 눈에 띄었고, Vortice 2는 블랙이 없기때문에 제외하고 라쇼몬으로 선회했습니다.

이제 사진과 함께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패키징 사진과 구성물입니다. 사진을 제가 잘 못찍었는데, 동생 DSLR 잠깐 빌려서 쓰다보니... 이런 고급형 카메라 제대로 써본적이 없어서 촛점이 한곳에 몰려서 잡히더라구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냥 무난한 플라스틱 상자에, 라쇼몬 RDA 본체와 각종 스페어킷, 510 드립팁 젠더, 싱글빌드용 PEEK 블록, 바텀피더 전용 핀, 앨런 키가 들어있습니다. 스페어킷 구성은 무난한 정도라고 봅니다. 여분의 육각 나사 4개와, 무화기를 꾹 잡아줄 오링 여분 4개가 포함되어있습니다. 드립팁은 나사 형태로 돌려서 체결하므로, 오링은 필요가 없습니다. 오링 핏감이 상당히 좋아서, 특별히 액상을 묻히지 않아도 꽉 잡아주면서도 빼려고 하면 쉽게 빠지는지라 이걸 쓸 일이 얼마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정도면 패키지 구성은 무난하다고 생각됩니다. 줄건 다 줬다는 느낌이 드네요.

무화기 질감은... 군이 약간 더 매트한 느낌이 있고, 라쇼몬은 보다 광택이 들어간 느낌입니다. 업체들 사진 상으론 광택이 좀 심해서 싸구려느낌 날까봐 걱정했는데, 그정도까진 아니네요. 

지금까지 써본 무화기들은 세 가지 형태의 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진상 우측이 제가 가지고있는 쓰나미24와 같은 형태의 덱)

첫 번째 BF 무화기로 들였던 쓰나미24의 경우, 사진상 우측과 같이 덱 가운데 부분에 벽이 있고 그 위로 액상이 분사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깊은 쥬스웰에 액상을 가득 채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좋은데, 저 가운데 벽때문에 조금이라도 기울여서 짜려고 하면 한쪽으로만 흘러내려서 다른 한 쪽 코일이 충분히 젖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편하게 드리퍼 쓰려고 사용하는 바텀피더인데, 짜내는 과정에서 균형 맞춰서 잘 적셔지도록 신경써서 짜내는거 자체가 이미 상당히 에러라고 봅니다. 그럴바에야 그냥 이지드리퍼 써서 위에서 적시는게 훨씬 편할텐데... 바텀피더를 쓰는 이유가 하나도 없지요.

그런데 해외쪽 사진 뒤지다보니 왼쪽처럼 최종버전 덱이 별도로 나온 모양인데 이 경우엔 BF핀이 돌출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에 따라서 쓸만해질 것도 갚긴 합니다만 실물을 본 게 아니다보니... 최소한 핀의 구멍 위치가 덱이랑 같으면 무난하게 사용할 만 한데, 저 블럭으로 액상 유입 통로를 막아버리는건 진짜 어떤놈이 설계했는지 몰라도 BF 한번도 안써보고 만든게 틀림없습니다.

사실 다른것보다 쓰나미24의 경우엔 쓰잘데없이 유리창을 달아놓는 덕분에 빌드하는것부터 불편해서 기본적으론 거르시는 것을 추천드리긴 합니다. 에일리언 코일도 체결이 되긴 하는데, 실제 덱 공간에 유리창이 간섭을 하는 바람에 빌드 공간은 보이는 덱의 공간보다 더 좁습니다. 체결시에 은근히 스트레스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다음은 군과 같은 형태의 덱들. BF 핀을 구매해 교체하시면, 제가 올린 사진에서 그냥 구멍만 뚫린 느낌입니다. 덱과 BF핀 구멍의 높이 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이 경우, 한번 짜냈을때 코일들은 대체로 균형있게 잘 적셔지지만, 공병이 원래 형태로 돌아가면서 다시 액상을 빨아들이는 문제가 있습니다. 전부 다 빨려들어가는것도 아니고, 그냥 살짝 기울여 짜내면 여분의 액상을 덱에 남겨둘 수는 있습니다만, 덱에 액상을 거의 저장하지 못해 연타나 장타에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덱이 아무리 깊어도 덱 바닥과 BF 핀 구멍의 높이가 같으면 액상은 개털만큼도 저장 못하니 선택시에 참고해주세요.

 그래도 군 24라는 무화기가 원체 좋은 물건이다 보니 사용상에 아주 큰 불편은 없었으나, 연타나 장타 횟수가 많은 제 베이핑 습관 특성상 바텀피더 무화기로 쓰기엔 아쉬운 구석이 있네요. 다음 배치 혹은 신규 드리퍼를 만들 때는 이런 부분이 수정되었으면 싶습니다. 아니면 그냥 BF 핀만 살짝만 더 길게 만들어줘도 좋겠네요.

라쇼몬의 덱입니다. 기본 510핀을 제거하고 BF 핀으로 교체한 뒤의 모습입니다. BF 핀의 끝부분이 덱보다 1~2mm 가량 위로 올라와있는데, 바텀피더를 사용하는데 있어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쓰나미24처럼 벽이 덱 중간을 가로막아 액상 유입을 방해하지도 않고, 바닥면과 일치해 공병이 돌아가면서 액상을 다시 빨아들이는 문제도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물론 이 경우도 덱 공간을 몽땅 액상으로 채울 순 없으나, 하부 에어홀인 만큼 지나치게 채워넣는 경우 누수의 위험도 있어서 핀의 높이만 살짝 높여준 것이 상당히 바람직하네요. 

닷모드x클린빌드의 에일리언 코일을 체결한 모습입니다. 마우스패드 안닦아서 때탄거 다보이네요 극혐

덱에 단차를 둔게, 초기 프리빌트 코일들의 경우, 혹은 스스로 코일을 빌드해서 사용하는 경우 조정해주지 않으면 다리의 높이가 달라서 벨로시티 덱에는 체결이 쉬워도 군처럼 클램프덱과 유사한 형태의 덱의 경우 코일 다리를 조정해줘야되기 때문에 체결 과정에서 코일 모양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발생하죠. 

(코일 다리의 높낮이가 다른 코일의 예시)
 

그거 방지하려고 13/24의 형태로 체결할 경우 단차가 있어도 무리없이 체결할 수 있도록 만든 형태입니다.

그런데... 최근 프리빌트 코일들, 특히 요즘 한창 유행타는 에일리언 코일의 경우에는 직접 만드셔서 사용하시는 분들은 그렇지 않지만 까시나무님이나 NM코일즈 등에서 내놓은 코일들의 경우는 높낮이를 일치시켜 출시하는 편이라 체결하려면 체결 전에 한 쪽 다리를 펴서 조정해줘야합니다. 

(까시나무님 제품의 예시 : 한쪽 다리를 꺾어 단차를 없앤 코일들의 모습) 

다리를 펴면서 코일에 또 약간의 변형이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첫번째 코일 체결엔 문제가 없으나 두번째 코일을 체결하는 경우 코일 다리를 잘라내기 불편합니다. 얼추 모양을 맞춰보고, 덱 가운데로 들어가는 쪽 다리의 경우 미리 절단하고 체결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첫번째 체결한 코일때문에 니퍼 우겨넣어서 잘라내기 정말 불편하거든요....

덱 얘긴 끝나고 촛점나간 탑캡 사진입니다. 안쪽에 라운딩 처리가 잘 되어있습니다. 각져있는 평태로 되어있는것보단, 무화가 부드럽게 타고올라오기 좋은 형태라 맛표현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진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럴 것 같습니다.

아 중요한게, 이거 에어홀 조절 안됩니다. 탑캡이 에어홀을 막아주지 않고, 에어홀 바로 위에 탑캡이 얹혀지는 구조라 테이프로 구멍을 좀 막는다던가 하는 등 개인적인 조치를 취하는게 아니면 조절 안됩니다. 체감상, 군 24 풀개방보단 살짝 타이트하고, 2개 개방보단 약간 허당입니다. 드리퍼를 쓰기에 무난한 정도의 흡압이긴 하지만, 에어홀 조절이 아예 안되는건 패널티네요. 

테스트 환경은 0.18옴 70~80W였고, 해당 상황에서는 에어홀 조절 없이도 무난히 베이핑할 수 있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본 포함 드립팁의 경우 처음엔 약간 무는게 어색하긴 했는데, 입술 모양대로 외부가 경사지게 가공되어있어서 사용하다보니 특별한 문제점 없이 베이핑할 수 있었고, 장타/연타에도 무화기가 아주 뜨겁다고 느끼진 않았습니다. 입술이 무화기 본체에 닿으면 열감이 좀 느껴지는 정도. 입술 데겠네! 이런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부에어홀 특유의 침뱉기 현상도 약간 걱정되긴 했습니다만, 심한 수준은 아닙니다. 한번씩 닦아주기는 해야합니다만, 이거야 뭐 하부에어홀이 그렇게 태어난거니 어쩔 수 없네요.

가장 중요한 맛표현 이야기가 남았는데...

개인적인 만족도를 넘어서 정말 엄청나게 진하게 올라옵니다. 딱히 리뷰를 위해서라기보다, 평소 습관대로 글 쓰고 일하면서 베이핑좀 해봤는데 향때문에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입니다. 특별히 뭉개지지도 않고, 디테일한 향들도 잘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연초향은 불호라, 과일향에 가까운 더베이퍼 산수유와 디저트 향인 바나나우유, 바나나 카라멜, 잭 더 리플로 시연해보았는데 하부 에어홀이라 그런지몰라도 군보다도 더 진하고 디테일한 향들 잘 살려주네요.

다만 산수유와 같이 산뜻한 맛이 나야하는 경우 산뜻해야되는데 너무 진해서 오히려 산뜻하지 않은 감은 있었습니다. 크리미하거나 달달한 디저트계열 액상들쪽으로 가면 라쇼몬이 만족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최종 평가를 내리자면.... 제 점수는요...

디자인 ★★★ (무난함!)

맛표현 ★★★★ (진하고 디테일하게 잘 올려주지만 너무 진한걸 꺼리는 분들은 싫어하실수도)

편의성 ★★★★★ (프리빌트 코일을 펴줘야 하는건 불편하지만, BF를 쓰기엔 이만한 무화기가 없는듯)

가격 ★★★★★ (원본 가격 치고 상당히 착함!)

총점 ★★★★☆ (개 굿)

이정도가 되겠네요.

글재주가 없어 중구난방인 느낌도 있습니다만, 부디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이 잘 전해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