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50% 6mg/ml 시그뉴에서 구입했습니다. 라벨에 보이는 상큼한 복숭아가 인상적이더군요.

기기는 칼리번을 사용했습니다. 단맛을 잘 살려주리란 기대를 안고 팟에 액상을 꿀렁꿀렁.

복숭아 농장을 하는 턱수염이 풍성하고 후덕한 아저씨가 갓 수확한 복숭아를 쥐고

웃음짓는 모습을 떠올리며 한모금 빨았는데, 이 맛은.... 상주였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추수철에 열린 탐스런 감을 따다 겨울 내내 말려서 완성한 

상주의 빨간 보석. 그 곶감맛이 타향만리에서 날아온 액상에서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액상 제작자가 상주 김씨 32대손 스티브 패터슨 킴이라고 해도 왠지 수긍이 갈 만큼,

이 액상은 정확히 곶감 맛이 납니다. 향료로 만든 인공적인 맛보다는 툇마루 처마에

겨우내 달려서 말린 꾸덕한 맛입니다. 타격감은 보통인데 정신적인 충격감은 굉장합니다.

철 없던 어린 시절, 제사상에 올려 놓은 곶감을 스틸하다 뺨따구를 후려맞았던 

그 알싸한 볼의 감촉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뺨을 가로질러  흐르는 눈물이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인지 꼬라박은 딸러에 대한 아까움인지 모를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