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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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년이 넘었네요.
알고 지내던 친구들 중에 가장 좋은 대학교에 합격한 그 친구는
홀어머니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서인지 법학과를 갔지만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부담인지, 적성에 맞지 않아서인지
대학교를 입학하고서 오랫동안 방황을 했습니다.
서른이 더 넘어서까지 그런 생활이 계속돼서 친구들끼리도
걱정스러웠는데, 어느날 갑자기 자살을 했다는 믿기지 않는
연락을 받아 저를 포함한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장례식을 다녀본 분은 많겠지만 자살한 사람의 장례를 다녀보신 분은
많지 않을텐데 정말 겪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그 곳에서 처음 그 친구의 홀어머니와 친형을 만났습니다.
그 당시 그 친구의 친형이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20대가 자살을 하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30대가 자살을 하면
그것도 자신이 선택한 하나의 진로인 거다."라고...
사기를 당하고 빚을 떠안은 팍팍한 환경은 그 친구의 방황을
오랫동안 뒷바라지한 입장에서 마냥 안타깝기만 한 일은 아닌
현실이었던 겁니다.
발인 때 제가 들었던 관 안에 친구가 누워있다는 생각을 하니
참 믿기지 않았습니다.
자살한 친구와 가장 가깝던 친구 말로는 마지막엔 모든 걸 새롭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려고 했다는 말에 더 안타깝기만 합니다.
말보루 레드를 좋아하고, 참이슬 클래식을 좋아하던 친구였는데...
같이 간 친구는 아주 오래 전 일인 것 같다고 했고,
저는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친한 고등학교 친구들 끼리는 우리가 서로의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서로의 부모님의 관을 들어주어야 할 친구들이라고 했는데...
가급적 다시는 친구의 관을 들고 싶지는 않네요.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이 건강하게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는 하루였습니다.
괜히 글을 보시고 기분이 우울해지실까봐 좀 그렇네요. ^^;
댓글 20건
비번까먹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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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위로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참 안타깝게 먼저 저 세상으로 간 친구분께도 .. 기왕 떠나신거 먼저 편안한 곳에서 잘 보내시라는 말 전해주세요. 쓸 말이 길지는 않네요. 은단님께서도 친구에게 편히 축복 비시고 편안하게 친구를 보내주시고.. 편안히 생각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잉모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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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씀으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그런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합니다... |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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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번까먹어위로의 말씀 감사합니다.
어쩌다 보니 벌써 3년이 넘었네요. 편히 쉬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솔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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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만감이 교차하는 글이네요
할말은 많지만 글로는 표현하지못하겠네요 세상은 참 요지경인가 봅니다 |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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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모탈넵. 저도 다시 겪고 싶지 않네요.
주변사람들도 탈 없이 잘 지내면 좋겠어요. ^^ |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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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파저도 제 기분을 다 표현하진 못했네요.
솔파님도 그 주변에 계신 분들도 잘 지내시길... |
천주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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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말하기 힘드네요 먹먹합니다 오늘은 푹 쉬시길.. |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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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황예. 감사합니다. ( _ _) |
아지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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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녀석 하나도 의사되고 전문의따고 결혼하고 즐거울 줄 알았더니 얼마 후에 자살했다더군요. 그 넘 발인하고 부인분도 같은 방법으로 가시더군요. 세상 참 신기하고 어이없다..싶었습니다. 제가 가 본 장례식장 중 가장 조용했었습니다... |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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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야맞아요. 가족들은 정말 쓰러지기 전까지 울부짖으시다
지쳐 기절하듯 쓰러지시면 한없지 적막만 흐르는 그 분위기... 계속 소름이 곤두선 것처럼 섬찟한데... 참 힘들어지더군요. 아지야님도 참 힘드셨겠어요. |
겨리아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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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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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리아범감사합니다. ( _ _)
겨리아범님도 편안한 토요일 저녁 보내세요. |
효발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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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한 자식을 둔 부모마음 오죽할까요..참 우리나라는 답이 없는거 같아요 친구분이 하늘에서나마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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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발이예. 저도 그 친구가 편히 쉬길 바랄 뿐입니다.
그 친구의 남은 가족들도 잘 지냈으면 좋겠고요.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_ _) |
노숙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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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날때면 잊고잊었던게 미안해지고 그렇더라구요.....벌써 13년전일이네요..... |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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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아이고... 노숙자님도 안 좋은 일을 겪으셨군요.
나이가 든다는 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만 많아지는 것 같아 슬플 때가 있습니다. 너무 죄책감 갖지 마시고 노숙자님도 힘내세요. 편안한 토요일 저녁 보내시고요. |
ReVel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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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밝으시던 은단님한태 이런사연이 있었군요..ㅠㅠ |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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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el누구나 다 몇개씩은 이런 사연이 있겠죠. ㅠㅠ
밝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
은하철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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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납니다. |
Eunda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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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눈물나게 슬픈 현실이죠.
만약에라도 자살하기 전에라도 제게 힘들다고 말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ㅠㅠ 그래도 살아있는 사람들은 힘을 내야겠죠. 은하철도님도 힘내시기 위해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