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탈출하는 날짜에 맞춰서 주문해 둔 퓨니를 덜렁덜렁 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방에서 하다가 사고칠 것 같기도 하고, 또 희석한 날에는 눈도 머리도 아프다는 글을 몇번 본터라 이 푹푹 찌는 날씨에 두꺼운긴팔 두꺼운긴바지 두꺼운양말 착용하고 밖으로 나왔죠!! 한여름에 화생방 풀세트 입은 느낌이었습니다 -_-

마스크도 보안경도 없는만큼, 갈색 유리병 저만치 떨어뜨려놓고 떨리는 마음으로 라텍스 장갑을 꼈죠. 우선 pg부터 대충 32ml붓고!!! 시험날 문제 풀듯 초집중+초긴장!!! 사격할때 숨참듯 흡!!! 뚜껑 파이어!!! 심장이 쿵쾅!! 간이 철렁!! 염통이 쫄깃!! 첫사랑 고백할 때의 설렘 따위는 비교가 안됩니다. 요단강에 발을 한쪽 담근채 강 건너편에서 조상님이 손 흔들고 계신 듯한 스릴입니다.

퓨니 용량 확인이고 뭐고 뚜껑 열자마자 바로 갈색병으로 투입하고 다 붓자마자 바로 뚜껑 잠그는데까지 정확히 3초 걸렸습니다만 그 3초가 3달 같더라구요. 다 하고 나니 가을인줄 알았습니다.

어찌어찌 대충 마무리하고 방에들어오긴 했는데, 저는 액상에 니코틴 넣을 때 방울 수로 넣는터라 LPGA 뭐시기 하는 플라스틱 공병으로 옮기는게 또 문제였죠ㅠㅠ 희석된 거니까 괜찮겠지 하고 방에서 주사기로 10ml씩 옮기는데... 이것도 숨참고 조심조심...

와... 어째 다 끝내고 냉동실까지 무사히 넣어두긴 했지만, 제가 이렇게 예민한 줄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_- 그간 하이네에서 희석니코틴 5ml짜리로 계속 사다먹었는데, 앞으로도 그게 나을 것 같아요. 하이브리드 멕모드는 손목이 날아가든 말든 안전하게 잘 쓰고 있지만, 퓨어니코틴은 정말 한방울만 튀어도 위험한거다보니 이제 막 시작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ㅠㅠ

예전에 한니발님이 하신 말씀 같은데, 안 할 수 있으면 안 하는게 가장 좋습니다. 사방이 탁 트인 산 중턱 벤치에서 했는데도 머리도 살짝 아픈 것 같고... 정신건강에 썩 좋은 것 같지는 않네요ㅠㅠ 내일 분리수거 할때까지도 안심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늅늅이 멕모드는 추천해 드립니다만 가급적 니코틴만큼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시고... 피할 수 없으면 정말 최선을 다해서 갖출 거 다 갖추고 하시는걸 강력히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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