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3년.. 저희 가족은 김천을 떠나 구미로 이사를 합니다. 그 때 부터 아버지께서는 실내 인테리어, 정확히는 필름 시공업을 시작하셨고 현재 2021년.. 자타공인으로 구미는 물론 경북권에서 알아주는 필름 시공업자이십니다. 

필름 시공이라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시트지 시공을 해보신 분들이시라면 아시겠지만 사소한 디테일의 차이가 최종 퀄리티의 차이를 만드는 분야이고, 실내 시공은 안목과 디자인, 트랜드를 읽어야하며 각 시공 위치에 알맞게, 최소한의 LOS가 나오게 계산을 거듭해야합니다. 얼마나 어렵고 숙련도가 필요 한 일인지는 10여년 이상 현장을 왕왕 따라나선 저도 감히 예상하지 못합니다.

특히 겨울방학 시즌엔 학교 공사가 참 많습니다. 대부분이 대규모이고, 아버지는 팀을 꾸려 움직이십니다.

그리고 저는 팀에서 항상 막내, 밑작업과 잔심부름, 커피머신 역할입니다. 오늘로 7일째, 내일로 8일째.. 남은 작업량을 생각하면 앞으로 3일은 더 나가야하겠죠..

그래도 아버지께서 용돈의 목적으로 일당도 챙겨주십니다. 시간 대비 고소득인 편이고 아직 입금되지 않았지만 이미 마음은 부자입니다.

야밤에 갑자기 생각나 근황을 늘어놓아봤습니다. 부자가 모두 날때부터 경상도 토박이라 농담따먹기는 하지만 애정표현은 잘 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서로 어렴풋이 알고 있는지라 몸은 아주 고되지만 요즈음 기분이 참 좋습니다.

열흘치 일당 정산받아서 새로운 제품들 영입 할 생각에 들뜬거 아닙니다. 아 진짜로 아니라구요. 아닐....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