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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데블쵸코(블데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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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릿마커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0.153) 작성일 님이 2018년 01월 29일 22시 56분 에 작성하신 글입니다 1,628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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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게에서 배터리 충전기를 샀는데 파시는 분이 한번 먹어보라고 주신 액상. 


먹고 있던 마밀을 다 먹고 통을 깨끗하게 씼은 다음에 다시 솜을 갈고 솜 날리기를 위해서 뚜껑을 여는 순간


"이사람이 나랑 장난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글들이 그랬듯이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인 재떨이에 침을 뱉은 거 같은 그런 냄새가 올라왔어요. 


그래도 설마 그럴라고 ... 라며 경통을 닫고 액상을 주입해서 2분정도 기다렸다가 한모금 마시는 순간. 


옛 생각에 빠졌습니다. 


1989년 ... 제가 고2때로 기억은 거슬러 올라갑니다. 


꽤나 추운 겨울날 이였죠. 


대구에 살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 한살 많은 누나랑 사귀는 건 아니였지만 꽤 이성으로 생각하고 연락하고 만나고 있었습니다. 


저는 고3으로 올라가는 시기였고 누나는 대학시헙에 합격해서 이것저것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직감했었죠. 이렇게 몇번 만나다가 헤어질거라고... 

그렇게 지내고 있는데 어느날 누나가 나를 불러내더라고요. 

경북대학교 근처에서 만나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누나가 경대 캠퍼스를 거닐고 싶다는 겁니다. 

이 추운날 왜 캠퍼스를 걸어다녀야 되는지 의아했지만 그래도 그때는 순진해서 순순히 누나를 따라 나섰습니다. 

학교 안을 둘이서 거닐다가 누나가 손이 차갑다며 내 손을 잡고 내 잠바 호주머니에 손을 쓱 집어넣었을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손은 차갑지도 않았고 오히려 온기가 가득한 누나의 손이 너무나 부드럽고 좋았기 때문이죠. 

그렇게 목적지도 없이 캠퍼스 안을 돌아다니다가 벤치가 보였습니다. 가로등도 잘 비추지 않고 인적도 없는 곳이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 좋아보였어요. 


"저기 앉았다 가자" 누나가 말했죠. 


우리는 그렇게 벤치에 앉아서 맞담배를 폈습니다. 둘다 말보로였네요. 


"너 대학교는 어디갈지 정했어?" 

"응 ㅇㅇ 대학교를 가고 싶은데 성적이 될 지 모르겠어" 

"넌 잘 할 수 있을거야. 너 대학 붙으면 우리 정식으로 사귈래?" 

사귀자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누나의 모습에 내심 당혹스러웠지만 평소 좋아한 이성이 사귀자고 하니 가슴이 막 빨리 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대답대신 "이렇게 둘이 앉아서 있으니 너무 좋다" 라며 말을 돌렸죠. 


그러는 순간 갑자기 누나의 얼굴이 훅 하면서 내쪽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피할 겨를도 없이 눈만 동그랗게 뜨고 내쪽으로 오는 얼굴을 바라만 보고 있었죠. 


입술 ... 생전 처음 맛보는 입술이였습니다. 

키스라는 걸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지만 그래도 여러 시청각(?) 자료를 섭렵해서 어떻게 하는지는 알고 있었죠. 

입술을 포갰다가 떼고 또 포갰다가 떼고 ... 그렇게 몇번하다가 누나가 입을 열고 다시 키스를 했는데 ... 

둘 다 담배를 피워서 그랬는지 누나의 담배맛이 그대로 내 혀에 닿더군요. 

그래도 명색이 처음 하는 키스인데 입에서 담배맛이 난다고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아무말 없이 그대로 그 순간을 음미했습니다. 

그렇게 키스를 하고나니 점점 담배맛은 사라지고 누나의 달콤한 침이 제 입으로 들어왔습니다. 흡사 쵸콜릿같은 달콤함... 

우리는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담배맛과 쵸콜릿맛을 음미했습니다. 


그 이후 누나와 저는 몇번 연락만 하다가 점점 소원해지고 제가 대입시험을 칠 때 쯤 새 남자친구가 생겼다며 안부전화가 온 이후로는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늦은밤 블데초를 처음 맛을 보다가 그 키스의 추억이 떠오르네요. 

딱 그맛이였습니다. 첫키스의 맛 ... 


아무래도 이 액상은 조금 오래 먹지 않을까 합니다. 



추천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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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2

KJean님의 댓글

KJean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36.190)
회원아이콘 아 뭔가 낚시일줄알았어요 갑자기 누나가 커피가 먹고싶어서 커피를 사다주었는데 커피는 역시 top라던가.... 회상의 맛이였군요 ㅠ

지혁이형님의 댓글

지혁이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1.241)
회원아이콘 1989년 ... 제가 고2때로 기억은 거슬러 올라갑니다.
꽤나 추운 겨울날 이였죠.
-------------------------
이부분부터 음? 뭐지? 하고 웃으면서 아래 글 읽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릿마커님의 댓글

불릿마커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60.153)
회원아이콘 아침에 일찍 나가서 저녁에야 나머지 댓글을 확인했습니다.
그냥 옛 생각을 적었을 뿐인데 이렇게 반응이 있을 줄 정말 몰랐습니다. 한편으로는 즐겁고 기쁜일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맛에 대한 주관적 생각을 적는것에 대한 부담도 있네요.
그렇다고 다음에 먹는 액상의 느낌을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섞어서 하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다음에 글을 올릴때에는 좀 더 신중하게 하겠습니다.

모두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었다니 저도 즐겁네요. :)

지혁이형님의 댓글

지혁이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205.66)
회원아이콘 @불릿마커그냥 마음가는대로 써주세요. 이래뵈도 자유게시판 이거든요!!
어차피 거짓말 해봤자 액상은 개인마다 다 다른데 알게 뭡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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