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생각하고 있는 것,

또는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체계적이고 확고하며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얼마나 개 열일을 하고 있는지,

이미 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고 토론하고 결과를 얻은 뒤 사업을 하고 활동하고 있는건지,

사회와 법 체계가 어떻게 세워져 있고 실제로는 어떻게 굴러가게 하는지

잘 모르니까, 쉽게 말이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네, 그럴 수 있죠.

근데 여기 성인 커뮤니티잖아요.

잘 모르는 건 아예 모르는 거랑 똑같다는 것,

그러므로 잘 모르면서 다 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

자기가 보고, 알고 있는 게 세상의 전부이며 그 외의 것은 존재할 수 없다거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게 정말 오만한 생각이라는 거

이 정도 생각은 '성인'이면 기본 소양으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부분 아닙니까?

여기서 무슨 일이 터지면 '급식이네요' '민짜네요' 하면서 차별하고 구별짓는 말 종종 보곤 하는데

그런 말이 청소년 혐오라는 비판은 핀트를 벗어나므로 차치하고

그렇게 발화하는 구별의 기준이 뭡니까.

'나는 나의 언행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인지 및 판단할 수 있다'는 게 그런 구별의 근거이자 기준 아닙니까.

잘 모르는데 말하고 싶으니까 한다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냥 한다?

저는 이게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언행이 그 '급식'이랑 뭐가 다릅니까?

할 수 있으니까 그냥 해보고,

아니면 말고, 내 원래 생각은 그게 아니었고 식으로 나오는 거?

더더욱 책임감같은 건 결여된 언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의 정확성 여부,

내 의도가 좋다고 생각이 들어도 상대에게는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

결코 주워담을 수 없는 말이라는 것에 대한 책임

이런 사소하고 당연한 걸 '성인 커뮤니티'에서 일일이 이야기하고 당부하는 글을 쓰는 제 자신이 부끄럽고 비참할 지경입니다.

그냥 지나가세요.

그냥 지나갈 거 아니면, 끝까지 책임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