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가 밝으면서 딸이 말했습니다.

"아빠, 올해부터는 담배 끊으면 안되요?"

그리고 마누라(...라고 쓰고 회장님이라 읽습ㄴ...)께서 거듭니다.

"예전에 아이코스 필 적에는 냄새도 안나고 좋더만"

네, 제가 완전히 끊지는 못하고 궐련형 전자담배를 6개월 정도 했었습니다.

3개월째부터 두통이 간헐적으로 심하게 오더군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입안이 따갑고 목도 엄청 아파오더군요.

그리고 밤에 숙제를 하는 데, 한번씩 죽더라고요...

그렇게 6개월째에 다시 연초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올해에는 

"완전 금연은 못하더라도 냄새는 내지 말자"

라는 각오로 수년 전 베이핑 묘기 영상을 계기로 여러모로 알아봐오던

액상형 전자담배로 넘어왔습니다.

그 때 무해하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엄청난 무화량에 시각적 공포가...

그리고 지난 해에는 미국 폐질환 환자 뉴스가...

그러다가 유튜브 영상에서 그것이 모두 진실일 수는 없다는 것을 보았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 나, 액상형 전자담배할게요. 영국에서도 금연클리닉에서 쓰는 방법이라 하오.

딸이 묻더군요.

"아빠, 니코틴도 몸에 나쁜 거잖아요."

마누라께서 그러더군요.

"아이코스처럼 중간에 그만둘거면 돈만 아까우니까 하지마라"

- 적어도 아이코스는 내 돈 주고 산 것도 아니고, 동생이 남는다고 하나 준거였잖아요.

그렇게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가서 시연을 해보고, 첫 구매한 것이 긱페이프 이지스 부스터였습니다.

2주 정도 지났을까요?

연초 생각은 확실히 덜했습니다. 오히려 이 맛나는 "카디날 블랙" 때문에 입에 달고 살아서 거의 매일 "니코틴 뽕"에 쩔어 살았던 것 같네요.

이래서는 안되겠다. 니코틴을 좀 줄여야 되겠다.

그랬더니 매장에서 폐호흡을 권장하더군요. 입호흡용 액상보다 니코틴이 적게 들었다고.

이것저것 먹어보니 "프리지 파이어 문" 액상이 또 입맛이더군요.

기기들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습니다.

단골 손님들의 의견도 들었죠.

제우스 서브 옴 탱크가 무화기로서는 가장 좋다.

한발보다 두발 모드기기가 좋다.

모드기기는 무엇이 좋을까... 여러 상품 진열해놓고 설명을 듣다가 꽂힌 것이 이지스 레전드 "한정판"이었습니다.

그것도 가게에 딱 하나 남은... (개봉해서 진열해놓은 상품 제외) 게다가 색상도 제가 좋아하는 블랙...

마누라님께 허락을 구했습니다.

- 여보, 일할 때는 먼지도 많고, 스트레스도 받으니 부스터를 쓰고, 집에서는 니코틴이 적은 레전드를 하려는 데... 한정판이라오...

"한정판? 사고 싶구나? 얼만데?"

- 베터리 2개랑 이것저것 다 해서 10만원대 초중반 정도...

"한정판이 왜 그렇게 싸? 어차피 개인적으로 돈도 잘 안쓰는 당신이니까 사고 싶으면 사"

이렇게 해서 입문한지 거의 1개월이 다 되어 가네요.

모닝 커피 때 가끔 담배가 생각나고, 바로 코앞에서 누군가 담배 태우면서 냄새를 풍기면 살짝 땡기기는 하는 데,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문제는 긱베이프 이지스X라는 존재를 또 알아버려서...

이건 뭐... 금연하려고 시작한 것이 취미가 되어가는 것 같아 마음을 다시 추스려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게 또 취미가 되면 유지비가 그렇게 깨진다고 하더라구요 +_+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만 일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