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vice.com/en_us/article/z3b8xw/scientists-say-another-panic-fueling-vaping-study-needs-to-be-retracted 

역시나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연구자는 Stanton Glantz 네요.

수많은 쓰레기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얼마전 미국심장협회에서 철회한 연구결과 역시 Glantz가 공동저자로 올라와 있죠. 어떤 연구였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제가 저번에 썼던 글을 참고하세요:

"미국심장협회, 베이핑이 심근경색을 초래한다는 연구결과 철회"

https://evape.kr/bbs/board.php?bo_table=free&wr_id=2597993

지금 여러 연구자들이 철회를 요구하는 연구는 2018년 Pediatrics에 발표되었으며, 베이핑이 흡연의 관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대마초 관문이론(Gateway theory, 대마초를 하게 되면 결국 더 강한 마약을 찾게된다는 주장)과 동일한 맥락으로, 베이핑을 하게 되면 결국 연초도 피게 된다고 주장하죠.

베이핑이 흡연의 관문이라고 주장하는 연구결과에서는, 2년간 10대들을 조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1년차에 베이핑을 한 사람은 2년차에 연초 100개피 이상을 필 확률이 두배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데이터에서 간과한 것은 1년차에 연초를 얼마나 피웠는가 입니다. 주장을 근거로 하는 100개피 이상으로 너무 크고, 그렇게 되면 1년차에 1~99개피 사이의 연초를 피고 베이핑도 해본 10대들이 모두 포함됩니다. 흡연을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흡연량이 늘어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문제인데, 이건 무시하고 베이핑과 흡연과의 상관관계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죠.

다시 말하자면 1년차에 연초도 몇개피 펴보고 베이핑도 시도해본 10대가 2년차에 들어서 연초 흡연량이 100개피 이상으로 늘어나는건 베이핑 탓이라고 하기에는 비약이 지나치다는 겁니다.

루이빌 대학의 의학교수이자 담배 해악 줄이기 연구소장인 Brad Rodu는 Glantz의 연구결과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동일한 연구를 본인이 진행해 본 결과, 베이핑과 흡연에는 그 어떤 상관관계도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구결과: https://pubpeer.com/publications/20C84AD92909A06A88AFAC7DA39BAA)

Rodu 교수는 해당 저널의 편집자들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많은 연구자들에게 이를 알림으로써 Glantz의 연구결과가 철회되도록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는 해로움 줄이기(harm reduction) 전략의 강력한 지지자이고, 이런 그를 지지하는 학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네요. 이 연구결과가 10대들이 베이핑을 통해 흡연에도 빠진다고 주장하는데 힘을 실어주었는데 잘못된 것이 밝혀졌으니 하루빨리 철회되고 여러 보건단체들에서 이걸 가지고 베이핑에서 10대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걸 막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저도 Glantz라는 사람이 계속 말도 안되는 비약과 통계 장난질로 베이핑을 때리는 이상한 연구결과들을 꾸준히 내놓아 정말 마음에 안들었는데, 학계에서도 슬슬 그의 신뢰도가 깎여가는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혹시 말도 안되는 연구결과를 알려주는 선동기사들을 보시면 Glantz라는 인간의 연구결과를 인용한 것이 아닌지 잘 살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