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월세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 설문조사
  • 요즘도 리빌드하고 계십니까?

자유게시판
회원아이콘

밀린 월세

페이지 정보

홀로가는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48.105) 작성일 님이 2015년 04월 25일 18시 04분 에 작성하신 글입니다 1,035 읽음

본문

밀린 월세
0425_1.jpg

오늘도 주인집 불이 꺼지는 것을 본 후에야 집으로 들어갑니다.
월세를 못 낸지 벌써 두 달째.

4년간 이 집에 살면서 단 한 번도 월세를 밀려본 적이 없었는데,
실직은 저를 이렇게도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달 전 일하던 동물병원 원장님이
어느날 저를 불렀습니다.

"미안한데 말이야. 여기서 일하기엔 나이가 좀..."

서비스업종에 일하려면 친절함이 우선이지
나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이 틀렸나봅니다.

어떤 직장에선 다른 어떤 것보다
젊고 예쁜 여성이 채용의 기준인가 봅니다.

그 동안 월급도 많지 않았고,
한 달 벌어 한 달을 겨우 살았기 때문에
실직 후 월세는커녕 당장 끼니를 해결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저에겐 눈물을 흘리는 것도 사치였습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 잘하고 있는 걸로 알고 계신
부모님께 손을 벌려 실망시켜 드리기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두 달째 집주인을 피해 도둑고양이처럼 살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겨우 아르바이트를 구했지만,
월급을 받으려면 한 달이나 남았으니
이 짓을 한 달은 더해야 하는데
어떤 집주인이 가만히 있을까 싶었습니다.


0425_2.jpg

똑똑똑!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없는 척 하기엔 이미 늦었고, 전 조심스레 문을 열었습니다.
역시나 집주인 어르신이었습니다.

"불이 켜져 있길래 왔어요."

잔뜩 긴장해서 어르신 앞에 서있는데
손에 들린 김치를 내미셨습니다.

"반찬이 남았길래 가져왔어요."

제가 오해할까 봐 오히려 조심스러워하는
어르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제서야 그 동안의 사정을 말씀 드리고
고개 숙여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

"그런 것 같았어
요즘 집에 계속 있길래 뭔 일이 생겼구나 했거든.
걱정 말아요. 지금까지 살면서 월세 한 번 안 밀렸는데
내가 그렇게 박한 사람은 아니우."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가시는 그 모습이
어찌나 크게 느껴지던지..

그런 어르신 덕분일까요?
전 직장보다 좋은 조건의 직장을 구해서
지금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습니다.
월세도 꼬박꼬박 내고 있고요.
어르신의 그 따뜻한 마음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

요즘 같은 세상에 가족도 아닌 타인을 믿는 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내가 먼저 믿어주지 못한다면,
상대방도 나를 믿어주지 못할 것입니다.

악순환이 되겠지요.
작은 믿음부터 실천해 보세요.
언젠가 큰 믿음이 되어 당신의 인생에 행운으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 오늘의 명언
믿음은 산산조각난 세상을 빛으로 나오게 하는 힘이다.
- 헬렌 켈러 -


= 따뜻한 말 한마디로 힘이 되어주세요 =

 

추천 1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1 2
  • b0
  • b1

댓글 3

자유게시판 목록

전체 224,256건 10060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3017 [수정]에잇 작은 나눔 해볼래요~ 댓글+12 첨부파일 하얀노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547  2
13016 어흐 답답혀... 댓글+3 첨부파일 끙차끙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694  0
13015 에잇 애증의 카팝 댓글+4 하얀노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560  0
13014 아 폭풍 리뷰 3개를 했더니.. 댓글+6 채기락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614  0
13013 좋은하루 보내세요~^^ 댓글+5 병영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516  0
13012 온도조절 가변뽐... 댓글+4 쟁아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587  0
13011 본인요청에 의해 블라인드 처리된 게시물입니다. 댓글+8 그랑엑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479  0
13010 저는 1453만 피고 있는 아예 초보입니다. 초보게시판 신설… 댓글+6 평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812  0
13009 테라하시는 분은 없나요? 댓글+8 아러아넣2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568  0
13008 일요 음악산책 댓글+9 인기글첨부파일 홀로가는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1248  0
13007 오래전 울집 냥이 레오군 미용이야기.. 댓글+8 첨부파일 제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648  0
13006 새벽의 나눔인증.. 댓글+6 첨부파일 Felo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622  0
13005 조용하네요? 댓글+14 나그네는전담문다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678  0
13004 플름빌 2.5 댓글+4 첨부파일 kami917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773  0
13003 저는 이만 사라지겠습니다~ 댓글+5 병영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798  0
13002 1453 오랜만에 사용해보니 좋습니다. 댓글+7 첨부파일 맹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879  0
13001 오늘의 지름 목록입니다. 댓글+5 인기글첨부파일 얏옹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1078  0
13000 혹시 광주분들계시나요?? 댓글+2 인기글 초코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1164  0
12999 아무생각없이 서브탱크 케이스 열어보니. 댓글+11 인기글 송도뚱뚱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1150  0
12998 전담가방 하나 추천해봐요 댓글+7 인기글첨부파일 에로틱꼬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1126  0
12997 처음 인사 드립니다.. 댓글+15 area72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4-26 515  0
1 2
  • b2
  • b3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