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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언니의 부산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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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8-11 07:55 5,241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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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수언니입니다
저는 7월달에 10일 동안의 서울 전담샵 투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3주 전에 서울 표류기를 올린적이 있습니다
무사히 여수에 돌아와 본업에 집중을 하다가 또다시 방랑벽이 도진 겁니다 ㅡ.ㅡ
돈은 안벌리지 비만 계속 내리고 기분도 뒤숭숭하지 ㅠㅠ
저번주 목요일 오후가 너무 너무 무료하더군요
잠깐 30분 정도 고민을 하다가 바로 짐을 싸들고 경남, 부산 투어를 떠나게 됐습니다
저번 서울은 갈 곳이 너무 많아 30군데가 넘는 장소를 리스트로 만든 뒤에 떠났는데 이번 부산 일정은 알고 있는 곳이 전혀 없어 무작정 출발을 하게 됐네요
이번 투어는 8월 6일부터 8월 10일까지의 일정입니다
많진 않지만 몇몇 곳을 방문하게 되면서 재밌고 뜻깊은 시간을 겪게 되어 글로나마 탐방기를 남겨보고자 합니다

8월 6일 목요일

-창원 의창구 북면 온천
이베이프를 통해 알게된 분이 창원에 살고 계셔서 부산 넘어가는 길에 잠깐 얼굴이나 보고 식사나 할 목적으로 먼저 창원으로 출발했습니다
만남의 장소는 창원 북면 온천
여수에서 출발한 시각이 오후 4시쯤이라 창원에 도착해보니 오후 6시쯤 됐습니다
온양이나 도고온천 보다는 규모가 상당히 작지만 그래도 온천 시설이 좀 있더군요
시간대가 어중간해서 하룻밤 자고 이동을 해야할거 같아 우선 온천 휴양이 가능한 모텔방을 하나 잡고 식사를 하러 나갑니다
보잘것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제가 손님이라며 그때 만나신 분이 단골 모텔방을 잡아주시더라구요 ㅠㅠ
거기다 맛있는 저녁 식사까지 사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립니다
양념 갈비구이에 소불고기도 먹으며 식사를 하는데 그 분은 술을 전혀 못하셔서 저만 그 자리에서 소주 2병을 깠네요
저보다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인데 전담에 관한 지식이 상당한 분이십니다
역시 저는 우물안 개구리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커피숍에 들러 못다한 대화를 나누다 헤어지고 저는 이만 숙소에 들어갑니다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기분이 좋더라구요
삘이 받은 여수언니는 편의점에 들러 검정색 비닐 봉다리에 소주 2병을 사들고 모텔에 입장을 합니다
안주거리가 될만한걸 주문할려고 배달의 민족을 켰더니 전멸이네요 ㅠㅠ
시골이라 그런지 배달이 가능한 업소가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배달이 가능한 치킨집이 3군데 있었는데 그게 다입니다 ㅡ.ㅡ
그 3개도 유명 프렌차이즈가 아니라 이름없는 동네 치킨집을 하나 골라 주문을 했습니다
치킨이 오기전에 완벽한 세팅을 해야겠죠
월풀 욕조에 따뜻한 물을 한가득 받아놓고 욕조 옆에 있는 티비는 당구 경기를 틀어주는 케이블 방송으로 세팅을 해놓습니다
치킨이 도착하고 욕조 옆에 음식과 소주 세팅을 해놓고 욕조 입수~
당구 경기를 보면서 치킨도 한 조각씩 뜯고 종이컵에 소주를 가득 채워 꿀꺽 꿀꺽~
술을 마시면서 눈을 감았다가 뜨니 정오입니다 ㅡ.ㅡ
욕조에 들어가 있는채로 고개는 뒤로 제껴진 상태로 잠이 들어버렸네요
월풀 욕조 안에는 닭다리 하나가 수영중인 상태였구요
그 와중에 소주는 1병 반 비웠더라구요
물에 너무 오래 들어가 있었는지 팔쪽 피부가 다 일어났습니다 ㅠㅠ
다음 일정이 있으니 후딱 샤워를 끝마치고 모텔을 나섭니다

8월 7일 금요일

어제 만난분에게 창원에 괜찮은 샵들이 있는지 질문을 드렸더니 3군데 추천해주더군요
우선 추천을 받았으니 일정에는 없던거지만 부산에 가기전에 그 곳들을 방문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창원 성산구 구름여행전자담배
이름만 보면 아주 익숙한 곳입니다
제가 사는 여수에도 구름여행전자담배가 있거든요
여수에 계시는 유투버 구름여행님이 운영하시는 분점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였습니다
위치하는 곳이 창원 상남동이라는데 여기가 창원의 제일 유흥가라고 하더군요
역시 제일 유흥가에 걸맞게 건물마다 상층부에 모텔이 있습니다 ㅡ.ㅡ
커피를 두잔 사들고 매장에 방문해보니 구름여행님 친구분이 이름만 빌려서 운영하는 매장이더군요
역시 추천을 받을 정도의 매장은 뭐가 달라도 다르긴 합니다
사장님이 동네 친구나 동생 같은 편안한 스타일이에요
인테리어나 시설이 뛰어난 곳은 아니였는데 여기 사장님 때문에 매장의 분위기가 아주 편안합니다
근데 여기도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많이 줄었다네요 ㅠㅠ
이런 매장이 여수에 있다면 날마다 출근 도장을 찍을거 같습니다
사장님과 수다를 떨다가 점심을 먹는 것도 잊은채 이 곳에서만 3시간이 넘게 머물렀네요
구름여행에서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서둘러 두번째 목적지인 베이프룸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아참 구름여행 매장의 최대 장점- 바로 옆이 성인용품매장

-창원 의창구 베이프룸
창원 베이프룸으로 이동하다가 저번 서울 투어때 들렀던 오산 베이프룸에 전화를 해봅니다
이름이 같길래 혹시 몰라서 전화를 해봤더니 역시는 역시 역시더군요
오산 사장님의 아는 동생분이 운영을 하는 매장이었습니다
여기도 번화가에 위치한 곳이라 매장의 규모는 상당히 작은 편이었어요
근데 여기도 구름여행 같이 아주 편안합니다
제가 여러군데 샵들을 돌아 다니면서 느끼는건데 인테리어나 편의시설, 규모등은 전혀 중요치 않습니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베이핑 샵의 제 1덕목은 사장님이나 일하시는 직원인거 같아요
여기 베이프룸도 사장님으로 인해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방문할 수 있는 매장이었어요
일정이 빠듯해져 1시간 밖에 못 머물렀는데 부산을 잘 알고 계시는 분이라 이 분께 부산투어에 가볼만한 매장 정보들을 추천받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대화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수제 코일을 4개나 뜯겼습니다
저는 그 분께 하나도 뜯어내지 못했는데 ㅠㅠ
억울해!

-창원 의창구 본파이어베이프
유투버 여리필룸님이 운영을 하는 매장입니다
구름여행과 베이프룸에서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부산에서 만날 분들과의 약속 시간이 늦을거 같아 본파이어는 패스를 하게 됩니다

-부산 진구 서면
평소에 이벱에서 알고 지내던 두 명의 유저님들과 약속이 되어 있습니다
창원에서 출발해 부산을 가는데 비가 억수로 오더군요
차 유리창이 뚫리는지 알았습니다
엄청난 비에 차가 밀려 약속 시간도 약간 오버됐죠
힘들게 서면에 도착해 약속장소 바로 옆에 위치한 모텔에 방을 하나 잡고 차를 쑤셔넣습니다
한 분은 택시가 안잡혀 늦으시고, 다른 한 분을 먼저 만나는데 기분이 상당히 나빠지네요
너무 잘 생긴 젊은이 하나가 예의바르게 인사를 건네더군요
비록 짜증은 나지만 어쩌겠어요
못생긴 제 얼굴을 탓하던지, 아니라면 거울이라도 탓해야죠
우선 둘이 만나서 비오는 날에 가야한다는 전집으로 향합니다
비가 많이 와도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아 자리가 딱 2개 남아있습니다
근데 착석하자마자 짜증이 확 밀려옵니다
여자 단체 손님들이 너무 시끄러운거에요
귀가 뚫리는지 알았습니다
계속 시끄럽게 하면 진상 한번 피울려고 했는데 다행히 빨리 나가더군요
해물전에 소주 한잔 하는데 다른분이 막 도착했습니다
오뎅탕에 빈대떡 하나 더 추가해서 남자 3명이서 열심히 달리기 시작합니다 ㅎ
내일 갈 샵들도 추천 받고 전담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이야기를 했네요
그때마침 잘생긴 분의 여자 친구가 오신다길래 자리를 이동합니다
다음 행선지는 서면 문화곱창
한 6~7년전에 제가 애인과 부산에 휴가를 왔을때 우연히 들렀던 곱창집인데 맛도 좋고 시장 같은 분위기가 나는 곳인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던 곳입니다
그 후에 곱창 생각이 날때 애인과 함께 고속버스 타고 부산 왔던적도 있었구요
저한테는 추억이 깃든 곳이라 무조건 여기는 가야한다며 찾아갔습니다
그 사이 잘생긴분 애인이 도착했는데 끼리 끼리 만난다고 애인도 이쁩니다
거기다가 여수언니의 로망 일본인 ㅠㅠ
열이 받았는지 여수언니는 곱창집에서 꽐라가 되어갑니다
술 자리가 끝나고 커플은 운좋게 택시가 빨리 잡혀 먼저 떠났고, 다른 한분의 택시를 잡아드리는데 잘 안잡히네요
상당히 먼곳까지 가서 겨우 택시를 태워 보내드렸습니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겨버리죠
술에 취해서 그런지 모텔 찾느라 비를 맞으며 40분을 헤맨겁니다 ㅠㅠ
서면 번화가를 35분 정도를 정신없이 헤매이다가 술이 어느 정도 깨니 정신이 돌아오더군요
바로 네이버 길안내 어플을 켜서 5분 만에 숙소 복귀
술이 좀 깻다고 또 소주 한병과 햄버거 하나를 사들고 들어갑니다
근데 술이 아직 덜깻나봐요
소주에 손가락 하나 건들지 못하고 뻗습니다

8월 8일 토요일

정오에 일어나 대충 씻고 맛집이라는 팔미분식을 찾아가 김밥에 시레기국 한대접 걸치는데 맛이 없습니다
컨택 실패 ㅠㅠ
대충 배만 채우고 어제 잤던 모텔에 숙박 예약을 걸고 이제 부산 오프샵 투어를 본격적으로 떠나 봅니다
근데 갈 곳이 많이 없네요
질문을 했던 분들의 한결 같은 대답이 '부산은 편안한 분위기의 매장이 별로 없다' 였습니다
거진 판매 전문이지 맘 편히 다가갈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네요
그래도 몇 곳을 추천 받았으니 이제 길을 떠나 봅시다

-부산 진구 챠브베이프
국내 코일 제작자 중 한두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아케잉님이 운영하는 챠브베이프입니다
저번 서울 표류기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아케잉님은 저와 안면이 있는 분이에요
서울 투어 중 버나드 전자담배 개업날에 잠깐 만나서 인사를 나눴던 적이 있는데, 우선 전화를 드리고 옆 건물에 있는 스따벅스 커피 두 잔을 사들고 방문을 했습니다
근데 이 매장 난리가 났습니다
물난리가요 ㅠㅠ
대충 정리는 거진 끝난 상태이긴 했는데 물바다 흔적이 곳곳에 있더군요
바닥이 대리석이나 에폭시가 아니라 바닥 페인트도 다 일어났습니다
어제 창원에서 부산올 때 엄청난 비가 새벽까지도 왔는데 그때 계단을 타고 물이 들어왔다네요
아사장님이 새벽에 물을 푸면서 힘들고 서러워서 울었답니다
그런데 제가 도착했을때 그 와중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돌리시고 계시더군요 ㅎ
여러분 게임 중독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너무 빠져들지 마세요
수제코일 관련된 궁금증들과 이번 홍수 사태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챠브베이프의 홍수 사태는 이번이 두번째랍니다
저번 부산 물폭탄때도 가게에 홍수가 났었다네요
가게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 바닥쪽은 찍지 말라며 철벽을 치셨어요 ㅎ
챠브베이프의 분위기는 샵 내부에서 코일 제작을 하시느라 판매 전문매장보다는 작업실에 좀 더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아케잉님도 너무 좋으신 분이라 동네 사랑방 분위기가 물씬 풍겼던 매장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부산 영도구 도타이 커피앤와플
모텔에서 막 일어나 이벱에 글을 남겼더니 하트님이 부산에 왔냐며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저 여수언니는 바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부산에 오게 됐는데 차한잔 하자고 했죠
요즘 기기 슬리브 제작으로 이름을 떨치고 계신 도타이님의 가게에 가실 예정이라더군요
챠브베이프에서 나와 도타이님 가게로 향합니다
도착을 하니 하트님과 도타이님이 반갑게 저를 맞아주셨어요
하트님은 예전에 잉그램 각인건으로 몇차례 통화한 적이 있고 도타이님은 인연이 닿지 않았던 분입니다
가게를 둘러보니 사모님은 한켠에서 카페를 운영하시고 도타이님은 한켠에서 핸드폰 매장을 운영중인 일타쌍피를 노리는 가게였습니다
부부간의 금술이 얼마나 좋으면 하루 온종일을 부부지간에 같이 지낼 수 있단 말인가!
부부지간의 사이가 너무 부럽다며 이야기를 꺼냈더니 도타이님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더군요
저는 그 스파크를 분명히 봤습니다 ㅎ
도타이님은 평소에 핸드폰 매장 한켠에서 슬리브 제작을 하시더군요
슬리브 제작은 생업에 지장이 있어 새벽에 일찍 나오셔서 작업을 하신답니다
근데 힘들어서 못해먹겠데요 ㅎ
몇개의 작품들을 보니 이분은 그냥 모더입니다
기계로 깎아내지도 않고 하나 하나 세밀하게 깎고 사포질하고 염색 작업을 하시는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감 작업이 상당히 훌륭하셨어요
그리고 우드의 선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여수언니는 병적인 스뎅주의자라 구매 할 일은 없겠지만요
전문 모더로 나셔보시라고 이야기를 드려봤는데 지금 하고 계시는 작업도 그만 두실려고 하더군요
잠도 못자고 작업하시느라 몸이 힘들어 생업에 지장도 많이 생기고 있답니다
개인적으로 아쉽네요
하트님은 집에 일이 있어 일찍 떠나시고 저도 다음 일정이 있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며 도타이님과 이만 작별을 합니다

-부산 진구 디어베이프
여수언니에게는 애증의 디어베이프입니다
서울 투어때 울 아부지 노후차를 끌고 디어베이프에 갔다가 녹색교통지역 벌금을 때려맞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서쪽나루님과 서울 디어베이프를 갔을때, 젊은 분들에겐 좋은 공간이 될 수 있지만 나이를 먹을만큼 먹은 저희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은 공간이더군요
1분도 못버티고 뛰쳐나온 경험이 있어 부산 디어베이프로 가는 발걸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가볼데가 없는데 여기라도 가봐야죠
디어베이프가 위치한 건물에 도착하니 1층에 욕같이 들리는 지미지니팍이라는 마카롱 가게가 있더군요
빈손으로 가기 뭐해서 마카롱이나 좀 사가자 하고 들갔는데 너무 비싸요 ㅠㅠ
500원짜리보다 조금 큰 마카롱이 개당 3000냥
좀 없어보이지만 금액의 압박이 워낙 커서 딸랑 5개만 사들고 올라갑니다 ㅎ
매장에 들어가보니 직원 두 분이 계시더군요
직원분과 도타이님이 친분이 좀 있나봐요
제가 찾아간다고 도타이님이 직원분에게 전화를 넣어놨습니다
인맥 찬스가 먹혔는지 아주 아주 친절합니다
서울에서의 그 디어 직원분과는 천양지차더군요
부산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곳이라 손님은 꽤 많았습니다
부산 디어베이프 매장 직원분에게 서울 디어베이프 뒷담화를 까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네요
근데 이상한게 디어는 매장사진 촬영 금지네요
왜 그러는걸까요?
암튼 매장 분위기는 괜찮았습니다
액상도 많고 기기도 많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그 윗층에 놀이터라는 공간이 있더군요
올라가보니 젊은이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수언니는 나이가 상당히 많아 젊은이들이 무섭습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젊은이에게 말을 붙여봅니다
7명 정도의 인원이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있던데 디어에 와서 친해진 사이라더군요
코로나 때문에 그나마 사람들이 적게 오는거라던데 부럽습니다 ㅠㅠ
서울 매장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여기는 상당히 맘에 듭니다

이렇게 토요일의 일정이 무사히 끝났는데 오늘은 밥한끼 같이 할 사람이 없습니다 ㅠㅠ
너무 피곤해서 숙소에 돌아온 시각은 밤 10시쯤
밥을 먹으러 나가야하나, 아님 시켜묵어야하나, 침대 위에서 혼자 뒹굴며 갈등만 2시간 때렸습니다
결론은 음식포장
부산 돼지국밥 1인분과 수육을 하나 포장해 와서 안주삼아 소주 2병을 마시며 울다 잠이 들어봅니다

8월 9일 일요일

-부산 진구 베이프마스터
아는 분에게 추천을 받았던 매장이기도 하지만 숙소에서 아주 가까운 매장이라 걸어서 방문을 해봅니다
제가 방문했던 부산 매장중에 가장 넓더군요
테이블과 의자들도 많이 놓여 있고 인테리어가 상당히 잘 되어 있는 곳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손님들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다네요
대부분의 샵들이 어둡고 우중충한 분위기 였다면 여긴 반대로 밝고 화사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밝은 매장이 좋더라구요
근데 대낮에 방문하는 바람에 손님들이 없어 상당히 뻘쭘했습니다
여자 직원분이 계셨는데 부끄럼을 많이 타는? 여수언니는 10분만에 탈출
그래서 여긴 방문기도 짧습니다 ㅎ

-부산 진구 디어베이프
디어를 또 찾아왔습니다
여수언니의 최애 팟디바이스인 스모크 엔픽스를 디어 테이블에 놓고 왔네요
그때 손님이 많아서 분실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 잘 보관되어 있더군요
일요일이라 다른 직원분이 계시길래 서울 디어베이프 뒷담화를 이분에게도 까봅니다
재방문이기도 하고 배가 고파서 오랜시간 머무르지는 못했네요
디어 근처에 있는 돈까스 집에서 점심을 해결합니다

-부산 진구 베이프라인
베이프라인은 디어와 가까워서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매장인데 여길 추천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 부푼 마음을 가지고 찾아가 봅니다
매장의 크기가 예상보다 상당히 작습니다
제가 부산에서 방문했던 매장들중 가장 작은거 같습니다
갑자기 뿜뿜베이프가 생각나네요 ㅎ
장소가 너무 협소해서 부담없이 놀러가기도 조금 애매해질 지경입니다
그래도 힘들게 찾아갔으니 무우라도 썰어야죠
문을 열어 들어가니 나이가 지긋하신 아버님 세대의 사장님이 계시더군요
놀러왔다고 인사를 드렸더니 사장님이 아니랍니다
사장님이 토, 일 휴가라 아버님이 대신 가게를 봐주신다네요 ㅡ.ㅡ
날을 잘못 잡았다고 자책하며 열만 좀 식히고 나갈려고 했습니다
근데 그건 저의 크나큰 착각이더군요
베이프라인의 핵심은 사장님이 아니고 이 아버님이었습니다
사장님의 아버님이 대단하신 분이네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액상들을 제작, 유통 하시는 액상 회사의 사장님이더군요
여수언니는 다음 일정들을 전면 취소하고 여기에 눌러 앉아 놀다갈 계획을 잡습니다
평소 액상에 관한 궁금증들이 워낙 많았던 저는 폭풍 질문을 난사해버립니다
이 아버님도 역시 전문가답게 폭풍 답변을 쏟아내시더군요
부산 투어중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여기 베이프라인에서 만들어집니다
아버님이 액상뿐만 아니라 기기 제작도 손대셨던 분이라 기기에 관한 궁금증들도 상당부분 해소됐어요
대화를 하면 할수록 아드님이 너무 부럽더군요
저런 아버님이 계시다면 거하게 사업 한번 벌려볼건데...
여기를 방문할때는 급하게 온지라 빈손으로 들어왔습니다
대화중에 늦둥이 따님이 왔길래 과자 사먹으라고 용돈도 쥐어줬네요
고맙다는 인사를 3번 연속하는데 얼마나 귀엽던지 ㅎ
아버님이 현재 개발중인 액상도 시연해보고, 쌩판 듣도 보도 못한 직접 제작하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멕모드도 구경하고, 크기는 작은 매장이지만 저에겐 가장 크게 다가왔던 매장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운이 없다고 생각을 하지만 오늘은 운이 상당히 좋은가봐요
시간이 너무 아쉽습니다
하루 종일 있고 싶은데 시간이 야속합니다
아쉽지만 꼭 다시 찾아오겠다는 한마디를 뒤로하고 사장님과 헤어졌네요
매장을 나서는데 액상 한병을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아부지 ㅠㅠ

-통영 친구
여수 가는 길에 고딩 동창이 살고 있는 통영에 들러 술 한잔하고 하룻밤 잘려고 전화를 해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친구가 충남으로 오늘 출장을 갔네요
다이렉트로 여수에 갈려고 운전대를 잡고 부산을 떠납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한창 가는데 뭔가 찝찝합니다
본파이어베이프를 못가서 찝찝한거 더라구요
여수언니는 핸들을 꺾어 다시 창원으로 들어갑니다

-창원 의창구 본파이어베이프
커피 두잔 사들고 본파이어에 도착해 여리필룸님과 인사를 나누는데 그냥 놀러왔다고 하니 구독자인줄 아셨나봐요 ㅎ
리뷰는 몇번 봤는데 저는 그 분의 구독자나 팬은 아닙니다
추천 받아서 와본게 다에요 ㅎ
전담투어중이라니깐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저를 보시더군요
하기사 저같은 별종이 거의 없긴하죠
여러 대화를 나누는데 유튜브 리뷰를 하시는 분이라 그런지 말을 상당히 조리있게 잘하시더군요
물론 얼굴도 잘생겼구요
매장도 넓직하니 인테리어도 잘되어 있어 상당히 편안한 공간입니다
한켠엔 리뷰 촬영용 카메라 장비도 있고 프라모델을 좋아하시는지 건담도 보이네요
여리필룸님과 재밌게 대화를 나누는데 갑자기 손님들이 마구 몰려와서 영업에 방해될까바 빨리 나가야겠더라구요
아참 근데 제가 투어를 다니면서 상대방의 연락처를 딴적은 많지만 제 연락처를 먼저 물어보시는 분은 한분도 없었거든요
근데 여리필룸님은 먼저 제 연락처를 묻더군요
궁금한것들 있으면 서로 소통하며 지내고 싶다는데 너무 맘에 들어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들겨주고 싶었습니다 ㅎ
변태소리 들을까봐 토닥토닥은 생략했습니다

-저녁식사
본파이어에서 나왔는데 저녁도 못먹은 상태고 엄청난 피로가 몰려옵니다 ㅠㅠ
여수를 도저히 못가겠더라구요
에라 모르겠다
창원에서 하룻밤 자기로 맘을 먹습니다
근데 오늘은 이상하게 혼자 먹기가 싫은겁니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다가 좋은 방법이 떠오르더군요
저번에 봤던 구름여행 사장님!
구름여행을 찾아가 다짜고짜 같이 밥을 먹자고 데이트 신청을 날려봅니다
흔쾌히 허락을 해주시더군요
11시에 샵을 마감하고 제가 묵을 방도 잡고 근처 족발집에서 반주를 하며 투어의 모든 일정을 마치게 됩니다

8월 10일 월요일

-폭풍속으로
정오에 일어나 대충 라면으로 한끼 때우고 오후 2시에 창원을 출발합니다
태풍이 오후 3시에 통영 부근을 관통한다는데 딱 걸리겠더라구요
고속도로 타고 가는데 태풍이 안온거 같더라구요
바람도 안불고 비도 이슬비 수준이라 아주 조용합니다
근데 하동에 접어드니 차의 창문을 뚥을거 같은 비가 오더군요
폭풍을 헤쳐가며 오후 5시에 여수 도착
씻지도 못하고 바로 뻗습니다

-부산 표류기를 마무리 하며-
방문한 곳은 많지 않지만 이번에도 글이 상당히 길어졌네요
보잘것 없는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번 부산 투어는 제 예상보다 샵 방문을 많이 못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제 체력이 많이 딸리는지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더군요
가봐야 했던곳이 서너군데는 더 있었는데 시간에 쫓기고 몸도 피곤해 방문을 다 못했습니다
출발하기전에 갈릭바게트랑 육쪽마늘빵 베이핑을 안했던게 가장 큰 페인같습니다
다음에 시간이 된다면 한번 더 방문을 하고 싶군요
비록 많은 곳을 방문하진 못했지만 방문했던 곳 하나 하나가 저에겐 너무 소중한 추억과 기억으로 남습니다
제가 전자담배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게 또 취미가 되어버리니까 이 나이에도 이런 좋은 추억을 쌓게 되네요
여러분들도 하고 싶었던 일, 바빠서 미뤄뒀던 일이 있다면 여수언니 같이 꼭 실행에 옮기시길 응원하겠습니다

-등장인물
여수언니, 6, 나오미, 일본인1, 엘레프슨, 하트, 도타이, 사모님, 액상회사 사장님 늦둥이

-등장매장
구름여행, 베이프룸, 본파이어, 챠브베이프, 도타이카페, 디어베이프, 베이프마스터, 베이프라인

-못간매장
서면 베이퍼스, 부산대 보스베이프, 부산대 베이프마스터, 유베이퍼(유통회사)


여수언니의 서울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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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9

아이디어디자인님의 댓글

아이디어디자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출근하며 회사도착해서 모닝 베이핑하며 잘 봤습니다~:)
츄! 건강조심하시고 술 적당히 드시고 오늘도 힘내셔요~:)

컴팩트사랑님의 댓글

컴팩트사랑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구름여행 매장 최대 장점이 그거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 정독하는데 시간가는 줄도 몰랐네요 재밌게 봤습니닼ㅋㅋㅋㅋㅋㅋ

miaomi님의 댓글

miaomi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그래도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곳을 방문하고 많은 분들을 많나고 많은 경험을 하셨네요. 날이 좀 맑았으면 돌아댕기기 괜찮았을텐데 비가 오느라 너무 고생하셨네요. 잘읽었습니다^^

커피좋아함님의 댓글

커피좋아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필력이 상당하시네요 ㅋㅋ 시간가는줄 모르고 정독했습니다.
전담투어를 가장한 소주투어..ㅋㅋ 저도 가고싶어지는군요

엘레프슨님의 댓글

엘레프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하필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이틀만 늦게 오셨어도 많이 놀아드렸을텐데..
시간날때 여수 한번 들리겠습니다 ㅋ

루루양님의 댓글

루루양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비때문에 걱정했는데요
정말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꼭 제가 직접본것처럼 상상이되요
아쉬운거는 조금 짧게 느껴지는거 보면서 다음은 어딜가실까하고 기대하게 됩니다

수고하셨어요

도타이님에 작품은 언제가  꼭 사고싶어요

wb19님의 댓글

wb19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욕조에서 잠든 내용과 전담샵에서 코일 삥 뜯기신건 정말 잼있었던 에피소드네요. 무료한 오전 근무에 큰 재미를 얻었습니다. 지친 여독을 잘 풀으시기 바랍니다.

여수언니님의 댓글

여수언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아케잉엇 아사장님 ㅎ
가게 정리는 좀 되셨나요
맘 같아선 두 팔 걷어부치고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ㅠㅠ
팔미분식 김치말이는 제 취향이 아니였습니다

여수언니님의 댓글

여수언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잠스돈벌이가 안되서 시간이 남아돌아 여행다니는건데 저는 바쁜 분들이 너무 부럽네요
이제 좀 바빠보고 싶습니다 ㅠㅠ

Kallito님의 댓글

Kallito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어후~ 글 읽는 것 만으로 지쳐버립니다..;;
전 느긋하게 댕기는 성격이라 똑같은 코스로 돈다그래도 시간이 두배로 걸릴것 같은데, 글로만 읽으니 이렇게 편하네요.
뭐 대화의 내용들이 중요한 것이겠지만 간접체험 잘했습니다~

일루왕너이새킹님의 댓글

일루왕너이새킹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4일의 여정을 엄청 정성스레 모바일로....대단하십니다.여행길이 그저 부럽기만합니다.건강챙기시고 여행다니세요 여수언니님

애기곰탱이님의 댓글

애기곰탱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아 서울편에 이어서 이번 이야기도 너무재밌게봤습니다
요즘은 유튜브 외엔 딱히 핸드폰으로 글을 읽을 생각조차안했는데
시간가는줄도모르고 글 읽다보니까 빨래다된소리도 무시했네요ㅎ
살포시 추천하고 갑니다:D

KarANa님의 댓글

KarANa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안녕하세요~~ 여수언니님 서면 베이프라인 입니다!
제 매장에 방문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방문기를 보니 예전 제가 생각나네요ㅋㅋ
저 또한 여수언니님 처럼 매일마다 부산 곳곳을 방문하고 서울투어도
많이 다녔었다죠 하하..
다음에 기회가 되신다면 저와 담소를..하하
좋은하루 보내세요^^

플래티넘님의 댓글

플래티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여수언니제 연식은 비밀 ;;
대충 언니님 엄마등에 엎혀 있을때 학교들어가서 “영희야 놀자~ 바둑아 어쩌고..”하고 있었겠네요 ㅎ

플래티넘님의 댓글

플래티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여수언니H&M이나 자라에서 옷사입고 스웩있는 척 증기 뿜으면서 젊어 보이게 살려고 발악을 한답니다 ㅎㅎ
인생 그냥 살고 싶은대로 사는거 아니겠어요?
별로 길지도 않은데 ㅎㅎ

VictorJJ님의 댓글

VictorJJ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회원아이콘 @여수언니어제까지 와식 라이프를 즐기다가 오늘 12km 걷고 귀가했네요 ㅋㅋ 오늘은 무리고.. 다음 기회에 표류기 1탄을 탐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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